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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광저우]사진 판독으로 가린 0.01초 차이…이연경 꿈같은 금

"나야? 내가 1등이야? 정말?" 바늘끝 차이였다. 결승선을 통과한 후 어느 누구도 자신이 1위임을 확신하지 못했다. 이연경(29.안양시청)은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치면서 관중석의 코치를 향해 "(1위가) 나야"라고 물었다. 환한 웃음과 함께 그는 오른손을 불끈 쥐면서 금메달임을 예감했다. 이연경이 25일 광저우 아오티 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100 허들 결승에서 13초23을 찍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진 판독 결과 2위 나탈리아 이보닌스카야(13초24.카자흐스탄)에게 0.01초 앞섰다. 출발반응속도 0.133초 8명의 결선 진출자 중 두 번째로 빨리 스타팅 블록을 박차고 나간 이연경은 이보닌스카야 쑨야웨이(중국) 등과 중반까지 선두다툼을 벌였다. 여섯 번째 허들을 넘으며 1위로 나선 이연경은 혼신의 역주로 선두를 뺏기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아시아의 별이고 싶어요"=이연경은 시상대에서 펑펑 울었다. 그는 "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나를 도와주신 것 같다. 아버지는 1992년 육상을 시작할 때부터 전국을 함께 따라다니셨다. 그런 열성적인 아버지 덕에 한눈 팔지 않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며 울먹였다. 이연경은 "어제 가족들과 전화통화를 했다. 불안해하는 내게 '네가 아시아 최고다'라고 용기를 줬다. 레이스 중반까지 뒤처져 있었지만 절대 진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110m 허들 국가대표인 남자친구 이정준(26)과도 같은 내용의 통화를 했단다. 이정준과의 결혼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연경은 "그럼 해야죠. 나이가 서른인데"라며 웃었다. 이연경은 누구=중학교 2학년 때 허들을 시작한 이연경은 20대 중반부터 두각을 나타낸 '기록 제조기'다. 2004년 부산국제육상대회 여자 100 허들에서 13초47을 기록 16년 만에 한국기록을 갈아치웠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신기록으로 동메달을 땄다. 이연경은 지난해 넓적다리 관절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엄청난 훈련으로 다시 트랙에 섰다. 지난해 5월 티바소브 세르게이(러시아)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기술이 좋아졌다. 이연경은 대회 전 "도약 후 연결동작을 보완해야 한다. 매끄럽게 허들을 넘고 강하게 뛰어야 한다"고 부족한 점을 말했다. 금메달을 결정지은 마지막 10번째 허들을 넘을 때 그 단점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광저우=김식 기자

2010-11-26

[브리핑] 노승열, 두바이대회 첫날 2위 외

노승열 두바이대회 첫날 2위 한국의 영건 노승열이 유럽프로골프 시즌 마지막 대회인 특급 대회 두바이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 후보로 등장했다. 노승열은 25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주메이라 골프장(파72.7675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쓸어담으며 6언더파 66타를 써내 단독 2위에 올랐다. 아시아투어에서 최연소 상금왕을 확정짓고 유럽투어에서도 상금 40위에 올라 이번 대회에 참가한 노승열은 전반과 후반 골고루 버디 3개씩을 잡아냈다. 이청용 볼턴과 2013년까지 재계약 '새로운 볼턴의 중심' 이청용이 2013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했다. 이청용은 프리미어리그에 곧바로 적응하며 출중한 활약을 펼쳐왔고 오언 코일 감독 부임 이후에도 확고하게 주전 자리를 지켜내며 '새로운 볼턴'에서 중심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번 시즌 볼턴은 기존의 긴 패스를 위주로 한 경기 내용에서 탈피해 다양한 공격 방법으로 매력적인 축구를 선보이며 성공을 거두고 있고 그 중심에는 바로 이청용의 활약이 있다. 이에 볼턴은 빅 클럽의 관심을 물리치기 위해 이청용과의 재계약을 추진해왔다. 한국 청소년 3명 … '세계축구유망주' 문선민 등 한국 축구 꿈나무 3명이 스포츠 용품업체 나이키가 꼽은 세계 축구 유망주 100명에 뽑혔다. 나이키는 축구 유망주 발굴 프로젝트인 '더 찬스(THE CHANCE)' 세계 결선대회에 참가할 100명의 명단에 문선민과 고용필 유환희 등 한국 청소년 3명이 포함됐다고 25일 밝혔다. 나이키는 주변 환경 때문에 축구 선수가 될 기회를 놓쳤던 꿈나무들을 대상으로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전 세계 42개국에서 지역 결선 대회를 열어 100명을 선발했다. 이들 100명은 내년 1월18일부터 22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잉글랜드 프로축구 명장 아르센 웽거 아스널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결선 대회를 치른다. 최종 우승자 8명은 내년 여름부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가 함께 운영하는 나이키 아카데미에서 정식 축구 훈련을 받을 수 있다.

2010-11-25

'홍명보가 울었다'

감독도 울고 선수도 울었다. 홍명보팀이 지옥 입구에서 살아났다. 홍명보 감독(사진)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이 극적으로 이란을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은 25일 광저우 톈허경기장에서 열린 3 4위전에서 4-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마치 결승전에서 이겨 금메달을 딴 듯 선수단은 한데 엉겨 눈물을 흘렸다. 후반전이 종반으로 접어들도록 1-3으로 뒤졌다. 2006년 도하 대회의 악몽이 재연되는 듯했다. 당시 한국은 3 4위전에서 이란을 만나 연장 접전 끝에 0-1로 패했다. 대반전의 주인공은 윤빛가람(20.경남)과 지동원(19.전남)이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윤빛가람이 후반 33분 감각적인 패스로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서정진(전북)으로 이어진 볼이 문전에 있던 박주영(모나코)으로 연결돼 추격골이 터졌다. 굳건하던 이란 수비는 윤빛가람의 패스 하나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뒤로는 팀의 막내 지동원의 시간이었다. 전반 33분 홍철(성남)의 부상으로 투입된 지동원은 후반 43분 서정진의 크로스를 헤딩슛 동점골을 뽑아냈다. 그리고 1분 뒤 윤석영(전남)의 크로스를 받아 다시 한번 헤딩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윤빛가람과 지동원은 지난해 U-20 월드컵 당시 선수들이 주축이 된 홍명보팀에 최근 합류한 멤버들이다. 위기의 순간 신입 듀오가 홍명보팀을 살렸다. 1m87㎝의 장신 공격수임에도 헤딩이 약했던 지동원은 "크로스가 날아와 여러 생각하지 않고 머리를 갖다 댔다. 헤딩으로 골을 넣어 더 기쁘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전반전 벤치에 앉아 있으면서 (성적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까지 했다. 병역에 대한 부담을 털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은 결승에서 아랍에미리트를 1-0으로 꺾고 우승했다. 일본은 축구에서 남녀 동반 금메달을 따냈다. 광저우=장치혁 기자

2010-11-25

남자 양궁도 강심장…단체전 아시안게임 8연패

여자양궁 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에 이어 남자도 22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양궁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222점으로 중국에 4점차 승리를 거두고 아시안게임 8연패를 이루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번 우승으로 임동현(24)은 2002년 부산대회와 2006년 도하대회까지 단체전 3연패의 기쁨도 누렸다.  실력차는 마지막에 드러났다. 최종 네 번째 엔드에서도 마지막 세트의 첫 번째 사수로 나선 임동현이 8점을 쐈다. 이전 세트까지 1점 차로 뒤진 상황. 출발이 불안했다. 하지만 ‘고교 신동’ 김우진(18)이 10점 만점을 쏘더니 맏형 오진혁(29)도 10점으로 마무리했다. 이제 중국이 쏠 3발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중국의 1번 사수 천원위안이 9점으로 응수했다. 하지만 뒤를 이은 다이샤오샹이 쏜 화살이 파란색 과녁을 맞혔다. 6점. 중국팀 관계자와 응원단에서 탄식이 흘렀다. 결승전에서 시종 한국을 앞서던 중국이 마침내 무너졌다. 양궁에서도 공한증은 무서웠다. 남자대표팀은 중국이 마지막에 약하다는 점을 간파하고 후반부에 초점을 뒀다. 금메달이 확정된 뒤 임동현은 “중국의 실력이 좋아졌다. 3엔드까지 접전을 예상했다. 하지만 항상 4엔드에서는 못했다. 이번에도 한 명은 실수하리라 예상했다”고 말했다. 준결승 점수가 좋아 결승에서 한국이 선공을 택한 것도 효과를 봤다. 2번 사수의 실력이 운명을 갈랐다. 통상 단체전에서 경험이 가장 적은 선수가 2번에 배치된다. 하지만 신예 김우진은 두려움을 몰랐다. 경기 시작부터 세 번 연속 10점을 기록했다. 마지막 2발도 10점. 결승전에서 77점을 기록하며 팀에서 최고점을 올렸다. 올해 두 차례 월드컵이 국제대회 경험의 전부인 김우진은 부담이 작은 2번 사수로 나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면 중국의 2번 다이샤오샹은 결승전에서 10점을 한 번밖에 쏘지 못했다. 마지막에는 6점으로 무너지며 패배의 결정적 빌미를 제공했다. 광저우=장치혁 기자

2010-11-22

[여기는 광저우] 꽉 막혔을 때………뻥 뚫어준 박주영

아시안게임에서 우즈베키스탄과의 악연은 질겼다. 홍명보(사진)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이 16년 만에 재대결을 벌인 우즈베키스탄에 혼쭐이 났다. 홍명보팀은 19일 광저우 톈허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8강전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 연장 끝에 3-1로 승리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기대됐던 남북대결은 무산됐다. 북한은 아랍에미리트(UAE)와 8강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8-9로 패했다. 한국은 UAE와 23일 준결승전을 치른다. 일본과 이란은 각각 태국과 오만을 1-0으로 꺾고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경기 전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때 슈팅 수 15-1로 압도하고도 0-1로 패한 아픈 기억이 반추됐다. 슈팅 수 20-6으로 앞섰던 이번 경기도 16년 전처럼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힘겹던 경기는 ‘와일드카드’ 박주영(25·모나코)의 원맨쇼로 끝이 났다. 박주영은 1-1이던 연장 전반 3분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김영권의 전진패스를 받아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그림 같은 오른발 터닝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우즈베키스탄의 밀집수비에 막혀 장점인 측면 공격이 살아나지 않던 홍명보팀의 탈출구는 역시 원톱 박주영이었다.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발이 무거웠지만 팀 합류 12일째를 맞은 박주영만은 발걸음이 가벼웠다. 전반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슈팅을 시도한 박주영은 가장 필요한 순간에 한 방을 터뜨려줬다. 팽팽하던 균형이 깨지자 연장전반 11분 김보경(오이타)의 추가 골까지 터졌다. 카리모프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후반 29분 ‘히로시마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우리 진영에서 쓸데없는 드리블이 끊겨 위기를 자초했다. 수비라인이 갖춰져 있었지만 카리모프의 드리블을 끊지 못했다. 후반 15분 상대 공격수 이반 나가예프가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고 퇴장당해 수적 우위에 있었음에도 조직력이 허물어졌다. 일찌감치 선제골이 터질 때만 해도 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전반 2분 구자철(제주)이 올린 코너킥을 홍정호(제주)가 헤딩으로 골을 만들었다. 한 번 바운드된 볼이라 까다로운 상황이었지만 홍정호는 정확하게 머리를 갖다 댔다. 약속된 플레이였다. 준결승을 앞두고 홍명보팀은 값진 교훈을 얻었다. 16강전 중국을 상대로 3-0으로 대승을 거둔 뒤 나온 졸전이었다. 홍 감독은 “결코 방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8강전을 앞두고 찾아온 3일간 휴식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선수들의 페이스가 떨어져 미드필드에서 공을 점유하면서 경기를 지배하려는 홍명보식 축구는 살아나지 못했다. 준결승전을 앞두고 다시 찾아온 3일 휴식의 활용이 과제로 남았다. 광저우=장치혁 기자

2010-11-19

장미란 '역도 그랜드슬램'…감격의 눈물

한국이 낳은 세계 여자 역도의 최강자 장미란(27·사진)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장미란은 19일 중국 광둥성 둥관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 최중량급(+75㎏급)에서 인상 130㎏, 용상 181㎏, 합계 311㎏을 들어 올려 1위에 올랐다.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 중국의 멍수핑(21)은 인상 135㎏, 용상 176㎏, 합계 311㎏을 들어 장미란과 같은 중량을 기록했으나 몸무게가 더 나가서 2위로 밀렸다. 장미란이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05년, 2006년, 2007년,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등 세계 무대를 휩쓸었지만 유독 아시안게임과 인연이 없었던 장미란은 이로써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멍수핑과 접전을 벌였으나 장미란은 마지막에 웃었다. 장미란이 먼저 플랫폼에 나왔다. 인상 130㎏을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렸으나 바벨을 끌어올려 앉은 뒤에 팔꿈치를 살짝 구부렸다가 폈다는 이유로 반칙이 선언됐다. 장미란의 실패에 고무된 멍수핑은 장미란과 같은 중량을 안정된 자세로 들어 올렸다. 장미란은 그러나 개의치 않고 2차 시기에서 130㎏에 보란 듯이 성공했다. 멍수핑은 인상에서 장미란의 최종 기록보다 5㎏ 무거운 135㎏에 도전, 3차 시기에 성공했다. 합계 중량에서 5㎏가 뒤떨어진 장미란은 용상 1차 시기에서 175㎏을 신청했다. 멍수핑은 애초 170㎏을 신청했다가 장미란의 중량을 본 뒤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175㎏으로 중량을 올렸다. 장미란은 용상 첫 시기에서 가볍게 성공했다. 뒤를 따라 같은 175㎏에 도전한 멍수핑은 어정쩡하게 바벨을 들었다가 바닥에 놓치고 말았다. 멍수핑은 2차 시기에서 1㎏을 늘려 176㎏에 성공했다. 멍수핑의 합계 중량은 311㎏. 장미란은 2차 시기에 181㎏(합계 311㎏)을 성공해 멍수핑을 압박했다. 멍수핑은 마지막 3차 시기에서 이미 주눅이 들어 힘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182㎏에 실패하면서 금메달을 장미란에게 바쳤다.

2010-11-19

한국야구, 아시아 최강 확인…대만 9-3으로 꺾고 우승

한국 야구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며 4년 전 도하 대회의 아픔을 씻었다. 야구 대표팀은 19일 광저우 아오티 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홈런 세 방 등에 힘입어 9-3으로 승리, 아시안게임에서 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표팀은 프로 선수 참가 후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대회에서 연속 우승했으나 2006년 도하 대회에서 대만·일본에 연패하며 동메달에 그친 바 있다.  절치부심한 이번 대회에선 예선전 3경기를 포함해 5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한국 야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9전 전승),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에 이어 올해 아시안게임까지 3년 연속 국제대회에서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 ◆쌍포와 황금계투= 타선은 역시 추신수(클리블랜드)가 리드했다. 1회 초 선제 타점을 올리는 중전안타를 때려냈고, 2-1이던 3회 또다시 중전안타를 날렸다.  이후에는 이대호(롯데)와 강정호(넥센)가 대포로 화답했다. 이대호는 3회 2사에서 비거리 135m에 이르는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어 강정호의 좌월 투런포가 나와 대표팀은 6-1로 승기를 잡았다. 강정호는 7-3이던 9회 쐐기 투런홈런까지 뽑아내는 등 3안타 5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마운드에선 류현진(한화)과 윤석민(KIA)의 효과적인 계투가 빛났다. 선발 류현진이 4회까지 3실점하며 흔들리자 조범현(KIA) 대표팀 감독은 5회부터 윤석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윤석민은 최고 시속 150㎞가 넘는 직구와 날카로운 변화구를 섞어 대만 타자들을 현혹했다. 그는 5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으며 3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해 승리투수가 됐다. ◆최강의 팀워크= 대표팀 최고의 에너지는 강한 팀워크였다. 현 대표팀 주축 선수들은 베이징올림픽과 WBC를 거치며 국제용 선수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은 형·동생처럼 긴밀하게 얽혔다. 선수들은 “소속팀 선후배들보다 대표팀 동료들이 더 편하게 느껴진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좋은 경기력으로 연결됐다.  병역특례라는 ‘당근책’도 빼놓을 수 없다. 과거 박찬호·이승엽 등의 국제대회 활약 덕분에 병역면제를 받았던 선수들은 이번 대회 금메달을 통해 ‘특혜 대물림’을 하자고 단단히 다짐했다. 류현진·윤석민·이대호 등 이미 병역을 해결한 선수들이 미필자들을 위해 죽기살기로 뛰었다. ◆11명 병역면제 혜택= 덕분에 추신수와 강정호를 비롯해 최정·송은범·김강민(이상 SK), 안지만·조동찬(이상 삼성), 임태훈·고창성(이상 두산), 양현종(KIA), 김명성(중앙대) 등 11명이 이번 대회를 통해 병역 면제를 받게 됐다. 광저우=김식 기자

2010-11-19

[여기는 광저우] 태권도 허준녕, 붕붕 날아 통쾌한 금

한국 태권도가 자존심을 지켰다. 대회 첫날 노골드의 수모를 당한 한국 태권도는 18일 금메달 2개를 따내며 반전에 성공했다.  남자 87㎏ 이상급에서 허준녕(23·삼성에스원)은 광저우 광둥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정이(중국)를 11-4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최중량급인 87㎏ 이상급이 지닌 상징성은 대단하다. 태권도 세계챔피언이나 다름 없다. 이 체급의 강자들이 아시아권에 모두 몰려 있어 아시안게임은 올림픽 수준에 버금간다. 올림픽에서 태권도의 위상이 흔들렸을 때 이 체급의 문대성은 2004 아테네 올림픽 결승전에서 그림 같은 뒤돌려차기로 전 세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의 공격에 머리를 가격당한 그리스 선수는 그대로 쓰러진 채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때는 차동민(한국가스공사)이 금메달 계보를 이었다.  기대주들이 차례로 탈락하는 상황에서 한국 태권도를 살린 주인공은 무명에 가까운 허준녕이었다. 특히 큰 기술로 상대를 제압해 태권도의 매력을 중국에 알렸다. 정이와 결승전에서 3점짜리 머리 공격을 두 차례 성공시켜 점수 차를 벌리며 여유 있게 경기를 이끌었다.  1m88㎝의 큰 키에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외모, 여기에 쾌활한 성격까지. 허준녕은 차세대 태권도 스타의 자질이 충분하다. 그는 준결승전에서 0-7로 뒤지다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5-14로 역전했다. 허준녕은 경기 후 “이러다가 군대 가야겠구나 하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국제대회에서 그렇게 큰 점수 차를 뒤집긴 처음”이라고 기뻐했다. 2인자의 세월이 길었던 허준녕이 메이저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문제점으로 지적된 전자호구 적응 문제도 그의 큰 기술로 말끔히 해결했다. 허준녕은 “전자호구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머리 공격에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몸통 공격은 전자호구를 통해 자동으로 점수가 올라가는 반면 머리 공격은 판정단이 점수를 매긴다. 금메달을 따낸 순간 그는 어머니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어제 전화를 드렸더니 건강검진에서 심장 검사를 다시 받아봐야 한다는 얘기를 하셨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걱정”이라던 허준녕은 곧바로 한국에 전화를 했다.  앞선 경기에서는 여자 57㎏급의 이성혜(26·삼성에스원)가 첫 금메달을 신고했다. 결승전에서 세계선수권자 허우위줘(중국)에게 우세승을 거뒀다. 연장전까지 0-0으로 끝난 가운데 4명의 심판 판정은 이성혜의 손을 들어줬다.  이성혜는 “상대가 장신이라 긴 다리를 이용한 공격을 방어하는 데 중점을 뒀다. 어제 금메달이 없어 부담이 됐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는 생각으로 차분하려 애썼다”며 소감을 밝혔다. 여자대표팀의 맏언니인 이성혜는 한국 태권도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여자 경량급의 강자 권은경(25·삼성에스원)은 53㎏급 준결승전에서 부상으로 기권패하며 동메달에 그쳤다. 광저우=장치혁 기자

2010-11-18

[여기는 광저우] 국가대표 22년 박병택, 금빛 메달 목에 걸고 "이제 그만 물러갑니다"

“이제 더 이상 (국제대회) 시상대에 오를 수 없어 마음이 찡하네요.”  베테랑의 마지막 투혼은 멋졌다. 마흔을 훌쩍 넘긴 사수 박병택(44·울산시청)은 이번 아시안게임이 국가대표로 나서는 마지막 대회다. 그러나 사선에 설 때의 열정은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땄던 1990년 베이징 대회와 다르지 않았다. 마지막 60발째를 쏜 후 우승을 확정한 박병택은 감격스러운 듯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박병택은 18일 광저우 아오티사격장에서 열린 남자 25m 센터파이어 권총에서 586점으로 중국의 류야둥(585점)을 1점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완사(천천히 쏘기) 마지막에 9점을 세 번 쏘는 실수를 한 데다 앞서 쏜 선수들의 점수를 알고 급사(빨리 쏘기)에 나서 긴장했다”고 했지만 베테랑답게 차근차근 점수를 만회했다. 홍성환(27)·장대규(34·이상 서산시청)와 힘을 합친 단체전에선 아깝게 중국에 1점 뒤져 은메달을 추가했다.  어느덧 아시안게임 출전이 6회째. 핸드볼 윤경신과 함께 아시안게임 최다 출전 선수다. 이번 대회까지 메달은 총 19개(금 5, 은 9, 동 5)를 수확했다. 한국 선수 중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따냈다. “나름대로 화려한 선수 생활을 했다고 생각한다”는 박병택은 “너무 많은 메달을 따 이사할 때 몇 개는 잃어버렸다. 집에 들어가면 확인해 봐야겠다”며 여유롭게 웃었다.  박병택이 사격과 인연을 맺은 건 우연한 기회였다. 고교 졸업 후 특전사에 자원 입대한 박병택은 전군사격대회에서 출중한 기량을 보여 전문 선수로 발탁됐다. 88년 국가대표로 뽑힌 이후 국제대회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주종목인 센터파이어 권총은 비올림픽 종목이라 올림픽 메달이 없었다. 올림픽 종목인 속사권총에 도전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슬럼프에 빠지며 은퇴를 심각히 고려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9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재도약의 계기를 삼았다. 그리고 광저우에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짓게 됐다. 박병택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주장이자 사격 대표팀의 맏형이다. 그는 “권총에서 진종오뿐만 아니라 홍성환처럼 어린 선수들도 잘해 줘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한국 권총의 위력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병택이 선수 생활을 아예 그만두는 건 아니다. 소속팀을 위해 전국체전에는 출전하겠다고 한다. 박병택은 2009년부터 울산시청 감독을 맡으면서 선수 생활을 병행했다. “마음 같아선 5년 정도 더 하고 싶다”던 박병택은 이제 후진 양성에 좀 더 매진할 생각이다. 그는 “일일이 퍼주는 게 아니라 선수들이 스스로 알아서 깨우칠 수 있게끔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메달 3개를 추가한 사격 대표팀은 총 13개로 역대 아시안게임 단일종목 최다 금메달 기록을 세웠다. 종전 최다 기록(12개)은 86년 서울 대회 복싱과 2002년 부산대회 태권도에서 나왔다. 광저우=김효경 기자

2010-11-18

[여기는 광저우] 펜싱 김혜림·김원진 나란히 금

한국이 광저우 아시안게임 ‘종합 2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한국 선수단은 18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회 6일째 경기에서 8개의 금메달을 거둬들였다. 사격 3개, 태권도와 펜싱에서 각 2개, 볼링에서 1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18일 현재 한국은 총 37개의 금메달을 기록하며 2위 자리를 지켰다. 3위 일본은 21개의 금메달을 기록 중이다. 1위 중국은 금메달 109개를 쓸어담았다.  한국은 사격의 한진섭(충남체육회)이 남자 50m 소총3자세 단체와 개인을 휩쓸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개인전에서 결선과 본선 합계 1269.0점(100.0+1169점)을 쏜 한진섭은 지난 15일 50m 복사 단체 금메달까지 합쳐 대회 3관왕에 올랐다. 박병택(울산시청)은 남자 25m 센터파이어 권총에서 586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태권도에서는 남자 87㎏이상급의 허준녕(삼성에스원)과 여자 57㎏급의 이성혜(삼성에스원)가 나란히 금메달을 따냈다.  최진아(대전광역시청)와 강혜은(창원시청)은 여자 볼링 2인조 결승에서 2687점을 기록해 손연희(용인시청)-홍수연(서울시설공단) 조를 23점 차로 꺾고 1위에 올랐다.  이날의 대미는 펜싱이 장식했다. 김혜림(안산시청)이 여자 사브르 결승에서 오신잉(홍콩)을 15-7로 완파하며 한국에 펜싱 첫 금메달을 안겼다. 곧이어 남자 에페 결승에서 김원진(울산광역시청)이 리궈제(중국)를 13-11로 제치고 우승했다.  수영 3관왕 박태환(단국대)은 은메달 2개를 추가했다. 그는 남자 자유형 1500m 결승에서 15분0초72로 쑨양(중국·14분35초43)에 이어 2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남자 혼계영에서는 마지막 자유형 영자로 나서 3분38초30의 기록을 합작했다. 한국은 혼계영에서 중국과 일본에 이어 3위로 골인했지만 중국이 실격당하는 바람에 행운의 은메달을 차지했다. 혼계영 경기 직후 기록확인 과정에서 중국의 첫 영자 쑨샤오레이가 터치패드를 찍기 전에 두 번째 영자 왕솨이가 물 속으로 뛰어드는 부정출발을 한 게 밝혀졌다. 이로써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금 3개, 은 2개, 동 2개의 성적을 기록했다.  한편 이은혜·라혜미·김아름·김가영(이상 부산항만공사)으로 이뤄진 여자 조정대표팀은 조정 무타포어 결선에서 6분56초90을 기록해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여자 당구 포켓8볼 결승전에서는 김가영(인천당구연맹)이 류샤샤(중국)에게 4-5로 아쉽게 져서 은메달을 기록했다. 여자축구는 조별리그 3차전에서 중국과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8-7로 이겨 A조 1위를 차지, B조 2위 북한과 20일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광저우=이은경 기자

2010-11-18

[여기는 광저우] 강물 위 명물 '드래건보트'

“둥∼ 둥∼” 북이 울린다. 잔잔한 호수에 파문이 인다. 스무 개의 노가 물살을 가른다. 뱃머리의 용들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명물 드래건보트 경기가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18일 광저우 정청시 룽저우경기장에서 시작한 경기에서 남녀 1000m 우승팀이 가려졌다.  드래건보트는 강물에 뛰어들어 자살한 전국시대의 충신 굴원을 기리기 위해 중국에서 전승돼 온 의식이자 놀이다. 매년 단오 때 열리는 축제의 클라이맥스로 손꼽힌다. 그래서인지 광저우 외곽에 자리 잡은 경기장은 교통이 불편함에도 수백 명이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 내내 흥겨운 음악이 스피커를 타고 흘렀다. 경기라기보다는 축제 분위기였다. 드래건보트는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가 열리고 있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이번 대회 처음으로 채택됐다. 드래건보트에서 노를 쓰는 방법은 카누와 같고 조직력이 중요한 점은 조정을 닮았다. 배의 앞뒤에 포진한 북잡이와 키잡이는 스무 명의 노잡이와 한 몸으로 움직였다. 맨 앞에서 북을 치는 북잡이는 경기를 조율하는 리더다. 나라마다 다른 리듬이 인상적이었다. 대부분 노를 한 번 저을 타이밍에 맞춰 북을 치지만 싱가포르팀의 북잡이는 쉬지 않고 북을 울렸다. 마카오팀의 북잡이는 입에 호각을 물고 북을 쳤다.  키잡이는 키를 잡고 방향을 조종한다. 키잡이도 북의 리듬에 맞춰 노잡이와 함께 몸을 숙였다 일으키며 동료와 한 몸이 됐다. 배 양쪽에 10명씩 포진한 노잡이의 움직임이 특히 시원스럽다. 노 젓는 실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가 맨 앞, 그 다음이 맨 뒤에 앉는다. 경기 승패는 스무 명의 힘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조직력에 달려 있다. 남자 1000m에 출전한 한국은 동메달을 땄다. 카누 선수들을 모아 겨우 한 달 반 훈련한 팀 치고는 괜찮은 성적이다. 한국은 개개인의 능력이 출전 팀 최고라 자부했지만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인도네시아(금메달)와 미얀마(은메달)의 벽을 넘지 못했다. 무엇보다 출발이 아쉬웠다. 초반 250m까지 6팀 중 5위를 달린 한국은 750m지점에서 4위로 나섰고, 마지막에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권태진 대표팀 코치는 “상대를 두고 경기를 해본 적이 없다. 그저 배 한 척 가지고 훈련해 왔다. 대회 출전 경험이 없다 보니 경기 운영 능력이 부족했다”며 “예선에서는 출발 부진을 만회했는데, 결승에서는 쉽지 않았다. 오늘 경험을 바탕으로 내일은 초반에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19일 500m, 20일 250m에 출전한다. 광저우=장치혁 기자

2010-11-18

박태환 아시안게임 2연속 MVP 예약

박태환(21)이 18일 자유형 1500m와 혼계영 400m를 끝으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경기를 모두 마쳤다. 박태환은 이날 광저우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1500m 결승에서 15분01초72로 중국의 쑨양(14분35초43)에 이어 두 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1위와의 기록차가 컸지만, 은메달을 목에 걸기에는 충분했다. 이어진 혼계영 400m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한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MVP(금3·은1·동3)에 이어 2회 연속 MVP 후보로 강력하게 떠올랐다. 그동안 200m와 400m에 전념해온 박태환에게 1500m 레이스는 쉽지 않았다. 올 시즌 세계랭킹 1위인 쑨양을 300m까지는 잘 따라갔지만 이후에는 힘이 부치며 조금씩 뒤로 밀려났다. 15분01초72의 기록은 4년 전 도하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때 세운 한국기록(14분55초03)에 미치지 못했다. 쑨양은 2001년 호주의 수영스타 그랜트 해켓이 세운 세계기록(14분34초56)에 불과 0.87초 뒤진 아시아신기록으로 압도적인 레이스를 마쳤다. 박태환은 “내 개인기록은 깨고 싶었는데 마지막 날이라 피로가 쌓여서 힘들었다”며 “쑨양은 그랜트 해켓과 체격조건도 같은 좋은 선수다. 세계적인 선수와 레이스해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박태환은 또 “국민들이 많은 성원을 하셨는데 보답이 됐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최선을 다했다”며 “이번 대회를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해 좋다”고 아시안게임을 모두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박태환은 지난해 로마 세계수영선수권에서 당한 수모를 한 번에 만회했다. 자유형 200m에서는 1분46초27로 아시아신기록을, 400m에서는 3분41초53으로 한국신기록을 새로 쓰는 등 내용도 알찼다. 첨단수영복 퇴장 이후 세계 수영계가 기록 흉작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나온 빛나는 성과였다. 단순한 부활이 아닌 한 차원 높아진 성과를 낸 박태환은 내년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와 2012 런던올림픽 제패에 대한 자신감도 확실히 쌓았다. 광저우=양승남 기자

2010-11-18

무서워 볼·볼·볼…그런 볼 넘겨버린 추신수

한국 야구 대표팀이 준결승전에서 중국을 7-1로 완파했다. 대표팀은 18일 아오티 야구장에서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2회 박경완(SK)의 2타점 결승타와 3회 추신수(클리블랜드)의 솔로 홈런 등에 힘입어 중국을 가볍게 눌렀다. 선발투수 양현종(KIA)은 6이닝을 3안타·1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이끌었다. 대만은 이날 준결승에서 사회인 야구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과 연장 10회 승부치기 접전 끝에 4-3으로 이겨 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지난 13일 예선리그 B조 첫 경기에서 대만을 맞아 추신수의 연타석 홈런과 선발 류현진(한화)의 호투로 6-1로 승리했다. 19일 대만과의 결승전에서도 한국은 류현진을 선발투수로 내세울 예정이다. 한국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도 대만과 결승에서 맞붙어 4-3으로 이기고 금메달을 따냈다. ◆아시아가 좁은 추신수= 메이저리거 추신수에게 아시안게임 무대는 좁았다. 중국 투수들은 이날 준결승전에서 추신수에게 스트라이크를 거의 던지지 않았다. 3회 홈런도 볼을 때려 만들었다. 3번 타자로 나선 추신수는 1회 1사 1루에서 중국 선발 루지앙강으로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었다. 고의볼넷에 가까울 만큼 상대가 추신수와의 승부를 꺼렸다. 3회 2사에서 추신수는 볼카운트 2-0에서 몸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받아쳐 홈런을 터뜨렸다.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떨어지는 볼을 폭발적인 어퍼스윙으로 걷어올렸다. 오른쪽 파울폴 상단을 휘감고 날아간 비거리 130m짜리 대형 아치로 사실상 승리를 결정지었다. 추신수는 5회 2사 3루에서 고의볼넷으로 걸어나갔고, 7회 2사에서도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날 4타석에서 볼넷 3개를 얻은 추신수는 한 차례 타격 기회에서 홈런을 날렸고, 득점도 3개나 기록했다. 추신수는 경기 뒤 “중국이 생각보다 잘했지만 이길 자신이 있었다. 공격적으로 스윙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끝까지 긴장을 풀지 않고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김태균·이대호도 폭발= 추신수를 피한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4번 김태균(지바 롯데)과 5번 이대호(롯데)도 추신수 뒤에서 적시타 한 방씩을 때려냈다. 김태균은 4-1로 앞선 5회 2사 1·3루에서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감기몸살로 고생하며 예선리그에서 3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던 그는 이날 쐐기 적시타를 터뜨리며 결승전 활약을 예고했다. 오른 발목 부상 중인 이대호도 6-1이던 7회 좌전안타를 때려 2루에 있던 추신수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1982년생 동기인 이들 세 타자는 중심타선에서 타점 4개를 합작하는 위력을 뽐냈다. 광저우=김식 기자

2010-11-18

나아름 이어 사이클 또 불운…충돌로 날아간 조호성 2관왕

“생전 넘어져 본 적이 없어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7명이 넘어진 것도 피했는데….”  남자 사이클 조호성의 부친 조성일(70)씨는 허망한 듯 하늘을 쳐다봤다. 조호성(36·서울시청)은 17일 광저우 화궁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사이클 30㎞ 포인트레이스에서 43점으로 9위에 머물렀다. 앞 선수가 쓰러지면서 뒤따라 넘어졌기 때문이다. 조호성은 넘어지기 전까지 43점을 얻어 3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바딤 샤코프(우즈베키스탄)와 충돌하는 순간 모든 것이 날아갔다. 레이스를 재개했지만 사이클에 문제가 생겨 교체해야 하는 악재도 겹쳤다.  레이스를 중단한 선수는 1200m가 지나기 전 다시 경기에 참여하면 벌점을 받지 않기 때문에 막판 스퍼트를 한다면 역전도 가능하다. 그러나 조호성은 힘이 달렸다. 장윤호 감독은 “흐름이 깨지면서 페이스를 잃었다”고 탄식했다.  조호성은 한국 사이클 최고의 스타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부터 2002년 부산 대회까지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0㎞ 포인트레이스에서는 한국 선수 최초로 메달에 도전했으나 아쉽게도 알렉세이 마르코프(러시아)에게 1점 뒤진 4위에 그쳤다. 이후 경륜으로 무대를 옮긴 그는 4년 동안 10억원이 넘는 상금을 챙겼다. 그러나 시드니에서 놓친 메달이 마음에 걸렸다. 그는 “경륜을 할 때도 늘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결국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목표로 2009년 아마추어 복귀를 선언했다. 그 시험무대였던 이번 대회에서 그는 16일 단체 추발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2년 뒤 38세가 되는 그는 “체력이 될지 모르겠지만 올림픽에 도전하는 게 나의 꿈”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호성은 경기가 끝난 뒤 관중석으로 뛰어 올라갔다. 현장에서 지켜보고 있던 부인과 부모님을 안심시키기 위해서였다. 경기를 지켜보던 장모는 정신을 잃어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그의 가족들은 사이클 선수로는 환갑이 지난 나이에 올림픽에 도전한다고 할 때도 그 뜻을 존중했다. 대회 전 그는 “광저우에서 큰딸 채윤(4)이와 둘째 준혁(1)이 앞에서 좋은 기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그의 눈은 런던을 향해 있다. 광저우=김효경 기자

2010-11-17

한국 남자농구 '2연승'…요르단에 46점차 대승

한국 남자농구가 중동의 강호 요르단을 대파하고 조별예선 2연승을 달렸다. 한국은 17일 중국 광저우 인터내셔널스포츠아레나에서 열린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농구 요르단과의 조별예선 E조 2차전에서 한 수 위의 기량을 과시하면서 95-49, 46점차의 대승을 거뒀다. 센터에 오세근, 포워드에 김주성과 이규섭, 가드에 양희종과 양동근을 선발 출장시킨 한국은 초반부터 양동근의 골밑 돌파가 잇따라 성공하면서 8-2로 앞서나갔다. 8-7까지 추격당했으나 2분여간 상대 득점을 무득점으로 묶고 김주성의 연속 득점으로 9-0으로 내달려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종료 40초 전에는 양희종의 3점포가 터지면서 26-12까지 앞선 끝에 1쿼터를 28-16으로 마무리했다. 2쿼터 들어서 선발을 전원 교체한 한국은 2쿼터 7분 45초 속공 상황에서 이승준이 202cm의 상대 장신 포워드 파이잘 카이르 위로 인유어페이스를 터트려 관중석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전반을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51-28로 마친 한국은 3쿼터 5분 30초를 남기고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하승진을 내 보냈다. 중국에서도 하승진의 인지도는 상당해 관중석에서 환호가 터져나왔다. 30점차 이상 벌어지자 3쿼터 중반 이후부터 양동근과 김주성 등 주전 멤버를 벤치에서 계속 쉬게 하고 '슈퍼 루키' 박찬희와 조성민의 컨디션을 점검하면서 여유있게 대승을 마무리했다. 아시아 4강권이지만 이번 대회에 세계선수권대회 핵심멤버 대부분이 프로팀 일정때문에 빠져 사실상 'B팀'을 내 보낸 요르단은 명예회복을 위해 충실히 준비한 한국의 상대가 전혀 되지 못했다.

2010-11-17

태권도가 왜 이래…바뀐 전자호구 적응에 실패

태권도 종주국의 출발이 불안하다. 한국 태권도 대표팀이 광저우 아시안게임 첫날 경기에서 은메달 하나를 따냈을 뿐 ‘노 골드’에 머물렀다. 박용현(19·용인대)은 17일 광저우 광둥체육관에서 열린 태권도 남자 87㎏급에서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유세프 카라미(이란)에게 3-4로 져 은메달에 그쳤다. 남자 74㎏급 장경훈(수성구청)과 여자 46㎏급 황미나(동아대)는 각각 1회전에서 탈락해 충격을 줬다. 남녀 총 16개 체급 중 12개 체급에 출전해 금 8개를 노렸던 ‘효자종목’ 태권도의 목표는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전자호구 적응 실패= 태권도 종주국의 체면을 구긴 이유 중 하나는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전자호구였다. 류병관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쓰는 전자호구 센서는 충격 강도가 아닌 면적을 측정해 점수를 계산한다. 아시안게임을 한 달여 앞두고 이 제품(라저스트)을 쓴다는 통보를 받았다. 적응할 시간이 없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2008년 전자호구가 사용된 후 대한태권도협회는 다른 제품(KP&P)을 써왔다. 이 제품은 충격 강도를 측정하는 장비인데, 세게 때리는 전통적 기술을 쓰는 한국 선수들에게 유리하다. 반면 이란 등 다른 나라 선수들은 3년 전부터 라저스트 호구에 적응해 왔다. 힘들이지 않고 발을 툭툭 갖다 대면서 점수를 벌었다. 박용현은 결승전에서 패한 뒤 “이 전자호구를 쓰면 이란이 최강국”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전력 평준화도 한몫= 류 감독은 “이제는 국내 1인자가 세계 1인자라고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란·대만 등이 워낙 강해져 한국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국내 1만여 개 태권도장은 선수 육성이 아닌 심신단련 차원으로 운영된다. 이란에는 도장이 3500여 개이지만 대부분 겨루기 위주로 훈련한다 ”고 말했다. 국내 선수들 간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한 점도 오히려 경험 부족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세 명이 모두 국내 선발전에서 탈락해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 12명 가운데 6명이 처음 발탁된 선수들이다. 광저우=김식 기자

2010-11-17

한 방 쓰는 정구 이요한·배환성, 사이좋게 금메달·은메달

이요한(20·대구가톨릭대)이 금빛 스트로크를 날렸다. 이요한은 17일 광저우 톈허 테니스스쿨에서 열린 정구 남자단식 결승에서 배환성(25·이천시청)을 4-2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요한은 준결승에서 나가모토 게이야(일본)를 접전 끝에 4-3으로 따돌리며 결승에 진출했다. 배환성도 양성파(대만)를 4-1로 완파해 결승은 집안 싸움으로 치러졌다. 두 선수는 선수촌에서 같은 방을 쓰는 사이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군미필자라 병역혜택이 걸린 금메달 앞에서 양보 없는 승부를 펼쳤다. 이요한은 경기 초반부터 힘있는 스트로크를 앞세워 배환성을 몰아붙였다. 경기의 분수령은 네 번째 게임이었다. 두 선수는 듀스까지 가며 8분간의 혈투를 벌였고 이요한이 게임을 따내면서 승부는 기울었다. 이요한은 전남 고흥 점암초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정구를 시작했다. 이요한은 “금메달은 내가 땄지만 환성이 형 덕분이다. 경기 전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끝나고 나면 축하해 주기로 했었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시상식에서 애국가가 울릴 때 나란히 금메달 시상대에 서는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했다. 한편 여자 단식의 김애경(22·농협중앙회)은 결승에서 중국의 자오레이에게 1-4로 져 은메달에 머물렀으며 김경련(24·안성시청)은 동메달을 획득했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부터 정식 종목이 된 정구는 한국의 전통적인 메달 텃밭이다. 2006년 도하 대회까지 걸린 22개의 금메달 중 절반이 넘는 14개를 쓸어담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17일까지 치러진 5종목 중 혼합복식과 남자 단식에서 금맥을 캐냈다. 한국은 남녀 복식에서도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광저우=김효경 기자

2010-11-17

양학선 도마에서 금…황영식(스마)·홍성환(사격)은 2관왕

남자 체조의 차세대 주자 양학선(18·광주체고)이 도마에서 금메달을 땄다. 양학선은 17일 광저우 아시안게임타운 체육관에서 끝난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도 평균 16.400점을 받아 중국의 펑저(15.850점)를 큰 점수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전날 김수면(24·포스코건설)이 마루에서 공동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양학선이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국 체조는 이번 대회 목표였던 금 2개를 달성했다.  17일에는 ‘2관왕 이상’ 다관왕이 쏟아지면서 한국의 금메달 레이스를 힘차게 이끌었다. 한국은 17일 금 29개로 3위 일본(금 17개)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종합 2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승마 대표팀의 막내 황영식(20·한양대)은 광저우 승마경기장에서 열린 마장마술 개인전 결선에서 74.900%(최고점 100%)로 출전 선수 13명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 15일 예선에서도 71.368%의 점수로 1위를 차지하며 결선에 올랐던 황영식은 예선과 결선 평균 73.134%를 얻어 말레이시아의 마하마드 쿠잔드라 누르(71.558%)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14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던 황영식은 2관왕이 됐다. 한국 승마는 1998년 방콕 대회부터 4회 연속 아시안게임 마장마술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쓸었다. 사격의 홍성환(27·서산시청)도 2관왕 대열에 합류했다. 홍성환은 아오티 사격장에서 열린 남자 25m 스탠더드권총에서 575점을 쏴 573점을 얻은 북한의 김정수(573점)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홍성환은 서산시청 동료인 장대규·황윤삼과 함께 이 종목 단체전 금메달도 합작했다. 한국의 초반 강세를 이끈 사격은 개막 후 5일 동안 무려 10개의 금메달을 거둬들였다.  수영장에서는 박태환이 아시안게임 2회 연속 3관왕에 오른 데 이어 정다래까지 깜짝 금메달을 따냈다.  남자 핸드볼은 조별리그 4차전에서 이란을 31-29로 꺾고 4연승으로 4강에 올랐다. B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은 A조 2위와 준결승을 치른다. 남자 배구도 카자흐스탄을 3-0으로 제치고 3연승, 8강 라운드에 진출했다.  김민휘(신성고), 박일환(속초고), 이재혁(이포고), 이경훈(한국체대)이 출전한 남자 골프는 단체전 1라운드에서 6언더파로 2위 필리핀(2오버파)을 8타 차로 제치고 선두에 나섰다. 김현수(예문여고), 한정은(중문상고), 김지희(육민관고)가 나선 여자는 이븐파로 경기를 마쳐 중국(2언더파)에 2타 뒤진 2위를 달렸다. 광저우=온누리 기자 .

2010-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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